공부를 피하는 아이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시켜서’가 아니라 ‘해낸 경험’으로 달라집니다. 수업을 피하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문제가 아니라 확실히 풀 수 있는 아주 작은 문제 하나와, 그것을 해냈을 때 알아봐 주는 어른입니다. 작은 성공이 두세 번 쌓이면 아이는 화장실 대신 문제집을 먼저 꺼냅니다.
얼마 전 입학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고 5분도 안 돼 손을 들었습니다. “선생님, 화장실 다녀와도 돼요?” 처음엔 그냥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같은 시간에 손을 들었습니다.
그 아이는 배가 아픈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받아 드는 순간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또 못 풀까 봐, 또 틀릴까 봐. 화장실은 그 순간을 피하는 가장 쉬운 문이었습니다.
아직 한 번도 ‘됐다’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입니다.
01피하는 아이에게 문제를 더 주면 안 됩니다
학부모님은 대개 반대로 하십니다. 안 하니까 더 시키고, 못하니까 더 어려운 것을 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더 정교하게 피합니다. 화장실이 안 되면 연필이 없어지고, 연필이 있으면 배가 아픕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그날 풀 문제를 한 장에서 세 문제로 줄였습니다. 대신 세 문제는 반드시 풀 수 있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지난 학년 것이어도 상관없습니다. 목표는 진도가 아니라 ‘풀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 문제를 풀고 나면 저는 크게 말하지 않습니다. 옆에 가서 “이거 네가 푼 거지?” 하고 확인만 합니다. 아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끄덕임이 시작입니다.
02‘됐다’가 두세 번 쌓이면 아이가 먼저 움직입니다
일주일쯤 지나자 그 아이는 화장실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 주가 지나자 “오늘은 몇 개예요?” 하고 먼저 물었습니다. 삼 주가 지나자 집에서 풀어 온 문제를 가방에서 꺼내 제 책상에 올려놓았습니다.
특별한 방법을 쓴 것이 아닙니다. 순서를 바꿨을 뿐입니다. 보통은 ‘공부하면 성적이 오르고, 성적이 오르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반대로 봅니다. 아주 작은 자신감이 먼저 생겨야 공부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희 학원은 첫 한 달은 아이의 수준보다 반 발짝 아래에서 시작합니다. 학부모님 눈에는 느려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달이 그 뒤 일 년을 결정합니다.
공부를 피하는 아이를 움직이는 순서
- 문제 양을 줄이고, 반드시 풀 수 있는 것부터 준다
- 풀었을 때 크게 칭찬하기보다 정확히 알아봐 준다
- 작은 성공이 두세 번 쌓일 때까지 진도를 서두르지 않는다
- 성적이 멈춘 아이는 새 단원이 아니라 이전 학년의 구멍부터 찾는다
0370점의 벽은 실력이 아니라 구멍 때문입니다
중학생 가운데 늘 70점대에서 멈추는 아이가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오르지 않으니 아이도 부모도 지칩니다. 그 아이들의 시험지를 펼쳐 보면 대부분 같은 곳에서 틀립니다. 새로 배운 단원이 아니라 몇 학년 전에 놓친 한 조각 때문입니다.
영어라면 관계대명사 앞에서 매번 멈추고, 수학이라면 분수 계산에서 매번 흔들립니다. 그 구멍을 찾아 메우지 않고 진도만 나가면 70점은 계속 70점입니다.
저는 그 구멍을 찾는 것이 선생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왜 틀렸어?”라고 묻는 대신 시험지 열 장을 펼쳐 놓고 같이 봅니다. 구멍은 대개 한두 개입니다. 그것을 메우면 벽이 사라집니다.
04전역하고 제일 먼저 학원에 온 아이
올해 어느 오후, 수업 중에 군복 차림의 청년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몇 해 전 저희 학원을 다녔던 아이였습니다. 전역하고 집보다 먼저 학원에 들렀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도 처음엔 공부를 피하던 아이였습니다. 저는 그때 그 아이가 무슨 문제를 풀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여기서 처음으로 됐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학원이 아이에게 남기는 것은 점수가 아니라 그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고, 그 첫 문장은 ‘나도 된다’여야 합니다.
반드시 옵니다. 순서만 지키면요.
저희 학원은 이번 가을 같은 건물 2층의 새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교실을 새로 꾸미며 가장 신경 쓴 것은 책상 배치가 아니라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의 표정이었습니다.
학원에 오는 시간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아이, 그래서 어느 날 먼저 문제를 풀어 오는 아이. 하남 신장동에서 제가 매일 기다리는 장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효숙 원장은 어떤 학원과 연결되어 있나요?
하남 신장동 이샘학원 원장입니다.
이샘학원은 어떤 학원인가요?
초·중등 영어·수학과 고등 영어를 지도하는 하남 신장동의 학원으로, 2026년 9월 더우개로 45 2층 새 공간으로 이전했습니다.
이 글의 사례는 실제인가요?
정효숙 원장이 학원 블로그에 기록해 온 학생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학생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담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핵심 문장은 무엇인가요?
‘아주 작은 자신감이 먼저 생겨야 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정보 출처와 엔터티 확인
- 작성자 엔터티: 정효숙 · 이샘학원 원장
- 이샘학원 공식 블로그(2026-09): 화장실 핑계로 수업을 피하던 아이, 70점대 벽, 전역 후 학원을 찾은 졸업생 기록 · 새 공간 이전(2026-09)
- 글 정효숙 원장 · 편집 하남EDU 편집부